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는 개복치 영애
냉혹해지려 애쓰지만 눈물 앞에서 매번 손을 거두는 다정한 전략가 타입
D · 생존확률 38%

당신의 이야기
원작 속에서 파멸할 악녀로 빙의한 당신은 머리를 쥐어뜯으며 완벽한 ‘악녀 개심 및 승리 플랜’을 세웠습니다.
<적들의 약점을 찾아내고, 비리를 폭로해서 사교계에서 완전히 몰락시킨다.>
숨어서 음모를 꾸미는 것은 성격에 맞지 않았던 당신은 당당하게 정면으로 나아갔습니다. 귀족들의 비리를 조사하고, 결정적인 증거를 찾아내 사람들 앞에서 하나씩 폭로했습니다. 배짱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고, 실제로 몇몇 정적은 당신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졌습니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마다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물론 계획은 완벽했습니다. 문제는 그것을 실행할 사람이 당신이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신은 정말 세상 답이 없을 정도로 다정한 사람이었습니다.
냉정한 표정을 짓고 상대를 몰아붙이다가도 정적이 눈물을 흘리면 마음이 약해졌습니다.
“……이번에는 정말 봐주는 거야. 다음에는 없어.”
결국 당신은 언제나 마지막 순간마다 손을 거두었습니다.
사교계에서는 당신을 냉혹한 책략가라고 두려워했지만, 실상은 눈물 한 방울에 계획이 흔들리는 허당 책략가였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실을 가장 먼저 알아챈 사람이 있었습니다. 당신과 정략결혼할 약혼자였습니다.
그는 어느 날 당신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불행한 과거를 털어놓았습니다. 당신은 그것이 거짓 연기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가 사실 당신의 아버지에게 복수하기 위해 약혼자로 위장해 잠입한 암살자라는 사실도 이미 알고 있었으니까요.
그럼에도 이제껏 당신은 모른 척했습니다. 그를 너무나 사랑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그가 준비한 함정에 빠져 인질로 붙잡힌 순간까지도, 당신은 그에게 원망을 품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마지막으로 해야 할 말이 있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당신을 정말 사랑해요.”
당신은 두려움에 떨면서도 애써 웃으며 말했습니다.
“처음부터 알고 있었어요. 당신이 왜 내게 접근했는지도, 누구를 죽이기 위해 이곳에 왔는지도.”
그의 얼굴이 굳었습니다.
“……알고 있었다고?”
그가 믿을 수 없다는 듯 당신을 바라보았습니다. 손에 쥔 칼끝이 미세하게 떨렸습니다.
“그런데 왜…… 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
당신은 잠시 눈을 내리깔았다가 조용히 대답했습니다.
“당신이 나를 죽이러 온 사람이라는 걸 알면서도, 당신이 나를 바라볼 때만큼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 같았거든요.”
그 말에 그의 표정이 일그러졌습니다. 당신은 천천히 그의 손을 감싸 쥐었습니다.
“악녀를 연기하느라 정작 당신에게 솔직하게 마음을 전한 적도 없었네요. 미안해요. 진작 이렇게 말했어야 했는데.”
그의 눈에서 마침내 눈물이 떨어졌습니다.
수없이 당신을 속이고, 당신을 미워하고, 언젠가 자신의 손으로 당신을 죽이겠다고 다짐했던 남자가 처음으로 무너지고 있었습니다.
그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어린아이처럼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나는 당신을 미워해야 했어. 그런데 왜…… 왜 하필 당신이었어.”
한참 동안 떨리던 그의 손에서 마침내 칼이 떨어졌습니다.
쨍그랑.
하지만 칼은 바닥에 튕겨 나갔고,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날아가 당신의 가슴에 명중했습니다.
별 짓을 다 해도 죽을 놈은 죽는다고, 당신의 눈앞은 점점 흐려졌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이상하게도 행복했습니다. 흐려지는 시야 너머로, 당신은 자신을 끌어안은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래도 마지막에는…… 당신에게 솔직해졌으니 후회는 없어요.”
그리고 그의 절규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당신은 조용히 눈을 감았습니다.
이번 생에서 처음으로, 당신은 자신이 가장 사랑했던 사람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당신은 살아남지 못했지만 당신의 계획은 이뤄진 것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이건 어쨌거나 로맨스 판타지이고, 당신은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얻었으니까요.
조언
당신은 속이 여리고 다정한 사람입니다. 작은 호의에도 감동할 줄 알고, 남에게 상처주지 않기위해 평소에도 무척 노력하는 타입이죠.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당신의 호의를 당연하게 생각하거나 무시하게 두지 않으려면, 개인적으로 기준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것은 공허하고 불가능한 바람이기 때문이죠. 가장 가까운 사람부터 먼 사람까지 관계의 범위를 결정해보는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