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인 로맨스를 갈망하는 사랑꾼 영애
자신의 위험은 회피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달려드는 숭고한 희생자 타입
E · 생존확률 21%

당신의 이야기
당신은 원작의 내용을 처음부터 끝까지 기억한 채, 악역 영애의 친구로 태어났습니다.
원작의 여주는 악역 영애의 집에서 일하던 하녀였습니다. 하지만 사실 그녀는 몰락한 명문가의 후계자였고, 우연한 사건을 계기로 자신의 출생을 알게 됩니다. 이후 그녀는 남주의 도움을 받아 신분을 되찾고, 악역 영애와 그녀의 친구들에게 온갖 괴롭힘을 당한 끝에 결국 남주와 사랑에 빠져 행복한 결혼을 하게 되었죠.
그리고 그 악역 영애의 친구들 중 한 명이 바로 당신이었습니다.
당신은 정말로 죽는 게 싫었기 때문에 처음부터 운명을 바꾸기로 결심했습니다.
원작에서 악역 영애가 여주를 괴롭힐 때면 일부러 다른 화제로 돌렸고, 그녀를 부추기던 친구들에게는 적당히 둘러대며 빠져나왔습니다. 여주에 대한 악의적인 소문이 들리면 은근슬쩍 사실과 다르게 퍼뜨렸고, 가능하면 여주와 마주치는 것조차 피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도서관에서 여주와 마주쳤습니다. 책을 떨어뜨린 그녀가 황급히 주워 담다가 당신과 눈이 마주쳤습니다.
"저…… 혹시 제가 불편하게 했다면 죄송해요."
당신은 순간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원작에서는 여기서 내가 그녀를 비웃었지
"아니에요. 오히려…… 조심해서 다니세요."
그 말에 여주는 의외라는 듯 놀란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리고 그날부터 당신은 여주와 마주칠 때마다 조금씩 말을 섞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당신이 자신을 일부러 돕고 있다는 사실도 모른 채, 순수하게 당신을 믿기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그것이 오히려 당신을 더 겁나게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원작의 흐름을 너무 크게 바꾸면 자신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었으니까요. 그래서 당신은 위험을 알고도 직접 나서지 못했습니다.
"그 연회에는 가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왜요?"
"그냥…… 제 직감이 그래요."
당신은 끝내 이유를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그때부터 당신 곁에 자주 나타나기 시작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황실 기사단의 젊은 부기사단장, 레온하르트였습니다. 그는 당신이 이상할 정도로 미래의 사건을 두려워한다는 것을 눈치채고 있었습니다.
"당신은 늘 뭔가를 알고 있는 사람처럼 행동하는군요."
"……그럴 리가 없잖아요."
"그럼 왜 위험한 일이 생길 때마다 가장 먼저 도망갈 준비를 합니까?"
당신은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원작의 운명은 결국 예정된 장소에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사흘 뒤, 황실 연회가 열리는 날. 당신은 반역파가 연회장에 마법 폭탄을 설치하고 황실을 습격할 계획을 갖고 있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당신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혼자 연회장 도면을 들여다보며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뒤에서 인기척이 들려왔습니다.
"또 혼자 끌어안고 있습니까?"
레온하르트였습니다. 그는 당신 옆에 앉아 도면을 바라보았습니다.
"이유를 말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다만 이번에는 내가 힘이 될 수 있게 기회를 주십시오."
그 순간 당신은 처음으로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다는 감정을 느꼈습니다.
지금까지의 당신은 악역 영애를 구하려고 한 것도, 여주를 구하려고 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자신의 운명을 망치지 않기 위해 뒤에서 말만 하고 있었을 뿐이었습니다.
당신은 떨리는 손을 꽉 움켜쥐었습니다.
"나는 늘 내 자리를 지키느라…… 정작 진짜 위험 앞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이번엔 달라져야 해요."
드디어 운명의 날, 당신은 연회장 한복판으로 걸어 나가 반역파의 계획을 공개적으로 폭로했습니다. 순간 모든 시선이 당신에게 쏠렸습니다.
"저들은 이곳에 마법 폭탄을 설치했습니다!"
웅성거림과 비웃음이 동시에 퍼졌습니다. 당신과 레온하르트가 사람들을 피난시키려고 했지만, 이미 늦었습니다.
콰아앙!
연회장 한쪽이 폭발하며 거대한 충격파가 몰아쳤습니다. 당신은 바닥으로 내동댕이쳐졌고, 귓가에는 비명과 유리 깨지는 소리만 울렸습니다.
그 순간 누군가가 당신을 끌어안았습니다.
"정신 차려!"
레온하르트였습니다.
당신은 흐려지는 시야로 그의 얼굴을 바라보다 희미하게 웃었습니다.
"이번에는…… 도망치지 않았어요."
"알아요. 그러니까 죽지 말아요. 이제부터는 내가 당신을 지킬 겁니다."
그의 목소리가 떨렸습니다. 당신의 입가에 미소가 피어났습니다.
비록 너무 늦었고, 모든 것을 막아내지도 못했지만, 이번만큼은 원작의 등장인물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로 선택했으니까요.
그리고 당신은 그의 품 안에서 조용히 눈을 감았습니다.
조언
당신은 누구보다 신중하게 움직이지만, 때로는 그 신중함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자신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확신할 수 없다는 이유로 계속 기다린다면, 결국 다른 사람이 만든 운명을 그대로 따라가게 될 수 있습니다.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옳다고 믿는 순간에 책임을 지고 행동하는 것입니다. 두려울수록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함께 위험을 마주하는 법을 배워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