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약한 가짜 악녀
타인은 꿰뚫으면서 내 사람에겐 맹목적인 선택적 독심술사 타입
A · 생존확률 74%

당신의 이야기
당신이 후작의 사생아로 태어났을 때, 당신을 알고있는 사람들은 별로 없었습니다. 당신은 소리소문 없이 숨겨졌고, 당신은 열다섯 살이 될 때까지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알지 못했습니다.
어느 날 당신이 평소처럼 집안일을 하고 있는데, 화려하게 장식된 마차가 당신의 앞에 나타났습니다. 어머니는 그제야 진실을 털어놓았고, 당신은 얼떨떨한 기분으로 마차에 올랐지요.
후작은 당신을 조카딸로 인정하고 입양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를 아버지라고 생각하고 있던 당신은 의아했지만 따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순간에 평민에서 귀족 영애가 된 당신은 사치스럽고 시건방진 다른 영애들과는 달랐습니다. 화려한 무도회장의 중심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즐기기보다 창가에 앉아 책장을 넘기고, 사람들의 표정과 말투를 관찰하는 것. 그것이 당신에게는 무도회보다 훨씬 재미있는 일이었습니다.
당신은 세상의 거대한 흐름을 이해하기보다는, 사람들 사이에서 오가는 미묘한 감정의 변화를 알아채는 데 뛰어났거든요. 가문에 위험이 닥쳐오면 당신은 누구보다 먼저 눈치챘고, 당신의 가문은 항상 적보다 앞서 움직일 수 있었습니다.
때로는 적이 움직이기도 전에 당신이 먼저 움직였습니다. 누군가 배신할 낌새를 알아차리면 그 사람이 입을 떼기도 전에 거래를 끊어버렸고, 가문을 공격하려는 음모를 감지하면 증거가 모이기도 전에 관련자를 조용히 제거했습니다.
사람들은 당신을 두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 영애는 미래를 보는 것 같다.”
당신은 적에게는 그야 말로 서슬 푸른 가시나무였지만, 자신의 사람들에게만큼은 전혀 다른 사람이었습니다.
당신이 특히 아끼고 온정을 베풀었던 전담 시녀가 있었습니다. 당신은 처음 저택에 왔을 때부터 배시시 웃으며 동경하는 눈빛으로 당신을 바라보는 그녀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녀는 늘 당신의 곁에 있었습니다. 처음 드레스를 입는 법을 가르쳐 준 것도 그녀였고, 밤마다 몰래 과자를 가져다준 것도 그녀였습니다. 당신이 아플 때면 밤새 곁을 지켰고, 당신이 혼날 때면 함께 울었습니다.
당신은 그녀를 자신의 사람이라고 믿고 경계를 완전히 풀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었다면 한 번만 봐도 알아챘을 작은 이상 징후를, 그녀에게서는 알아채지 못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녀가 최근 들어 자주 창밖을 바라보던 것. 당신이 들어오면 대화를 갑자기 멈추던 것. 누군가의 이름이 나오면 미묘하게 표정이 굳어지던 것.
어쩌면 "그 아이가 나를 배신할 리 없다"는 믿음 때문에 고개를 돌렸을 지도 모르지요.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당신을 못마땅해하던 후작의 둘째딸이 당신에게 차 한 상자를 선물로 보냈습니다. 딱히 차에 독은 없어 보였습니다. 포장도 정상적이었고, 차의 향도 평소와 다르지 않았습니다.
당신은 평소처럼 차를 준비하도록 시녀에게 맡겼습니다. 그녀의 손이 덜덜 떨리는 것을 보았지만, 당신은 '추운가보네…'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당신이 찻잔을 입으로 가져가는 순간, 시녀가 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제야 당신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찻잔은 입술에 닿은 후였죠.
한 모금.
순간 목구멍이 타들어 갔습니다.
시야가 흔들렸습니다.
쨍그랑!
당신이 바닥에 무릎을 꿇는 순간,입에서 검붉은 피가 쏟아졌습니다.
“……너.”
시녀의 눈에 그렁그렁 맺혀있던 눈물이 떨어졌습니다. 당신은 그녀를 바라보았습니다. 분노보다 먼저 떠오른 것은 당혹감이었습니다.
왜?
그 한마디가 머릿속을 가득 채웠습니다.
조언
한눈에 사물이나 사람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직관력을 가진 당신. 가식과 진심을 완벽하게 구분하기에 첫인상은 다소 냉정해보입니다. 하지만 일단 친해진 사람에게는 약간의 싫은 소리도 하지 못하는, 정이 넘치는 사람이지요. 일단 내 사람으로 인정하면 무조건적 헌신을 베푸는 성격은 분명 장점이지만, 휘둘리거나 이용당하기 쉽습니다. 뭔가 이상할 때는 당신의 직감을 믿어보세요.